
꾸준함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매일 해야 한다’는 기준을 떠올립니다. 하루라도 빠지면 실패처럼 느끼고, 연속성이 끊기면 모든 노력이 무너진 것처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지속을 돕기보다 오히려 실행을 압박하고 중단으로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자기계발을 위해 여러 유튜버를 구독하고 매일 영상을 챙겨보려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주한 것은 성장이 아닌 매일 강박이 주는 괴로움이었습니다. 그 강박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지속을 위해 필요한 더 현실적인 기준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가 '매일'을 꾸준함의 기준으로 삼으며 빠지는 매일 강박의 늪
꾸준함은 우리 사회에서 성실함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특히 매일 빠짐없이 한다는 기준은 자기관리와 자기계발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반복해서 강조되어 왔습니다. 달력에 체크가 이어지고, 연속 기록이 쌓이는 모습은 분명 큰 성취감을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속의 기준을 ‘매일’에 맞추게 됩니다.
저 또한 저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자기계발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매일 하나씩 꼭 챙겨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유튜브를 켜면 알고리즘은 제가 좋아하는 다른 재미있는 영상들을 끊임없이 추천했고, 퇴근 후 피곤함과 무기력함이 밀려오는 날에는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결국 자기계발 영상을 보려고 유튜브를 켰음에도 다른 영상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고, 정작 목표했던 영상은 보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드는 날이 빈번해졌습니다.
이때부터 매일 강박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못 봤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라며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날들이 늘어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모든 날이 비슷한 컨디션이고, 비슷한 여유를 가진다는 가정입니다. 현실에서는 피곤한 날도 있고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는 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 이런 변수가 있는 날들은 곧바로 '실패'로 분류되어 우리를 자책하게 만듭니다.
2. 매일 강박이 실행을 무너뜨리고 꾸준함을 방해하는 방식
매일 강박은 실행을 이분법적으로 만듭니다. 했거나, 못했거나 둘 중 하나만 남게 됩니다. 하루를 놓친 순간, 우리는 '이미 흐름이 끊겼다'고 판단하고 전체를 포기해버리기 쉽습니다. 이때 중단의 원인은 내가 하려는 행동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세운 기준의 경직성에 있습니다.
저의 경우를 보면, 매일 도움 되는 유튜브를 보는 대신 그저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한 영상들만 찾아보고 난 뒤, 알 수 없는 찜찜함과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이 찜찜함은 결국 "오늘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강박에서 오는 부작용이었습니다. 이 강박은 행동을 점점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하루라도 빠지지 않기 위해 실행을 억지로 밀어붙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보다는 피로와 반감이 쌓입니다.
지속을 위해 세운 기준이 오히려 지속을 갉아먹는 셈입니다. 결국 매일의 압박은 행동을 오래 유지하기보다, 작은 틈이 생겼을 때 둑이 무너지듯 한 번에 포기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자기계발 유튜브 시청이 어느덧 보기 싫은 숙제처럼 느껴졌던 이유도 바로 이 강박이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습니다. 성장은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하는데, 강박은 그 마음을 무겁게 짓눌러 결국 뒷걸음질 치게 만듭니다.
3. 지속의 본질은 연속성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복귀'에 있다
오래 이어지는 모든 행동의 공통점은 매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끊겨도 다시 돌아왔다는 경험에 있습니다. 하루를 쉬어도, 며칠을 건너뛰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흐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일이라는 기준에 묶이면, 한 번의 중단이 곧 영원한 포기로 이어집니다.
저는 이 사실을 깨닫고 꾸준함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새겼습니다. 자기계발 영상을 매일 1개씩 보지 못하더라도, 내일 다시 1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영상을 보기 전에 "딱 1편만이라도 보자"는 식으로 최소한의 실행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설령 며칠을 못 보더라도 다시 볼 수 있다는 여지를 스스로에게 주자, 저 자신에게 실망하기보다는 다시 시작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에게 지속의 기준은 '연속으로 며칠을 했는가'가 아니라, '다시 이어질 수 있는가'입니다. 실행의 가치는 빈틈없는 기록이 아니라, 언제든 복구 가능한 구조에서 만들어집니다.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준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기준을 '복귀'로 바꾸는 일입니다. 오늘 하지 못해도 괜찮고, 내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여유를 갖는 것입니다.
결국 지속을 지키는 사람은 매일을 완벽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주 돌아오는 사람입니다. 매일 강박을 내려놓는 순간, 실행은 더 가벼워지고 오래 이어질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됩니다. 꾸준함은 압박 속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정감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 속에서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