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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의 양보다 중요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 갓생 강박에서 벗어나는 법

by 레이어드디 2026. 1. 26.

실행의 양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많이' 해야만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다이어리를 빽빽하게 채운 스케줄, 퇴근 후 헬스장 출석, 자기 전 독서와 스트레칭까지. 소위 말하는 '갓생'을 살기 위해 실행의 양을 극대화하는 것에만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몸은 지쳐갔고, 계획했던 일을 하나라도 놓치면 자괴감에 빠져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왜 시스템의 핵심이 실행의 총량이 아닌 '회복 탄력성'에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실행의 양에 집착할수록 커지는 '갓생'의 함정

많은 사람이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범하는 오류는 실행의 양을 성과의 유일한 척도로 삼는 것입니다. 저 또한 초기에는 하루에 처리한 체크리스트의 개수가 곧 나의 생산성이라고 믿었습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독서를 하고, 점심시간을 쪼개 외국어 공부를 하며, 저녁에는 강도 높은 운동을 소화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실행의 수치가 늘어날수록 시스템이 완벽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고, 그 숫자가 주는 일시적인 안도감에 중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팽창 위주의 시스템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문제가 없지만, 업무가 몰리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평소에 유지하던 실행의 양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이때 우리 뇌는 '오늘 계획을 망쳤다'는 신호를 보내고, 이는 곧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기비판으로 이어집니다. 저 역시 단 하루 운동을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나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야"라고 낙인찍으며 며칠간 모든 루틴을 중단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결국, 무리하게 늘린 양은 시스템의 견고함이 아니라 오히려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취약성을 의미합니다. 진정으로 잘 설계된 시스템은 내가 에너지가 넘칠 때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가장 힘들 때 어떻게 최소한의 흐름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행의 개수를 늘리는 것에만 혈안이 되면, 정작 그 실행들이 모여 만들어내야 할 '장기적인 변화'라는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2. 무너진 뒤에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실행의 양 조절법

반복되는 포기와 재시작을 경험하며 제가 깨달은 사실은, 시스템의 질은 '최고점'이 아니라 '최저점'에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헬스장에 가서 1시간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만이 유효한 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정으로 헬스장에 가지 못하는 날이 생기면 그 루틴은 완전히 끊겨버렸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은 실행의 양을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하는 '최소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헬스장에 갈 수 없을 때는 집 근처를 10분간 산책하거나, 거실에서 스쿼트 20개만 하는 것으로 기준을 낮췄습니다. 다이어리를 정성껏 기록할 시간이 없다면 스마트폰 앱에 짧은 메모 한 줄을 남기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렇게 실행의 하한선을 낮추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비록 절대적인 실행의 양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무언가를 했다'는 감각이 이어지면서 시스템 자체가 멈추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과거에는 완전히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때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지만, 최소한의 연결고리를 남겨두니 복귀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쌓여가는 기록과 누적된 경험들은 단순히 양적인 데이터를 넘어,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놓지 않는다는 심리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좋은 시스템이란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가장 빠르게 원래의 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구조여야 합니다.

3.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연결 중심의 실행의 양 설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단순히 많이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핵심은 개별적인 행동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실행의 양이 아무리 많아도 서로 파편화되어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노동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작은 실행이 내일의 행동을 더 쉽게 만들어준다면, 그것은 비로소 시스템으로서 가치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할 때 단순히 페이지를 많이 넘기는 것에 집중하는 대신, 다음 날 읽을 부분을 미리 펴두거나 인상 깊은 문장 하나를 포스트잇에 적어두는 식입니다. 이는 내일의 내가 다시 책을 펼칠 때 드는 심리적 저항선을 낮춰줍니다. 운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무리해서 근육통을 만드는 것보다, 내일 다시 운동복을 갈아입고 싶을 정도의 즐거움을 남겨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실행의 양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양'이라는 숫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100을 실행하고 번아웃이 와서 한 달을 쉬는 사람보다, 매일 10이라도 꾸준히 하여 일 년을 채우는 사람의 시스템이 훨씬 강력합니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오늘 얼마나 많이 했는가?"가 아니라 "오늘의 실행이 내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많이 하는 날보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날을 차곡차곡 쌓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이 강요한 '갓생'이 아닌, 나만의 리듬이 살아있는 진정한 시스템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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