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대조합니다. 특히 SNS나 커뮤니티가 발달한 오늘날, 타인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나의 비하인드 신을 비교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교'는 때로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결국 행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강력한 독이 되기도 합니다. 왜 우리는 비교를 시작하면 열정을 잃게 될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굴레에서 벗어나 다시 나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을까요?
1. 비교가 우리의 행동 기준을 흔들고 심리를 무너뜨리는 방식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초기에는 설렘과 의욕이 앞섭니다. 하지만 이 열정은 타인의 결과물을 목격하는 순간 급격히 식어버리곤 합니다. 비교는 단순히 '상태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을 넘어, 내 행동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 자체를 타인에게 옮겨놓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건강을 위해 헬스장에 등록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처음 며칠은 땀 흘리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쯤 지났을까, 제 옆에서 엄청난 무게의 바벨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사람들과 거울 속 탄탄한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흘린 땀방울의 가치는 변질되었습니다. '어제보다 10분 더 뛰었다'는 성취감 대신, '저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한 수준이네'라는 자책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비교가 개입하면 뇌는 효율성을 따지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 앞서가는 사람과의 거리를 계산하고, 지금 나의 미미한 움직임이 그 격차를 메울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차피 해도 안 될 것 같은데", "저 정도 되려면 몇 년은 걸리겠네"라며 행동의 동력을 스스로 차단합니다. 원래 행동의 목적은 '나의 개선'이었으나, 비교를 통해 '타인만큼의 성과'로 목적이 비대해지면서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기준이 내 안이 아닌 외부에 있을 때, 우리의 행동은 쉽게 휘청거리고 멈춰 서게 됩니다.
2. 비교가 행동을 멈추게 만드는 결정적인 세 가지
비교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무의식을 잠식하여 행동을 지속할 명분을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비교는 다음의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첫째, 기준의 급격한 상향 평준화입니다. 비교 대상이 생기면 우리의 만족 지점은 현실과 동떨어진 곳으로 이동합니다. 헬스장에서 제가 겪었던 일처럼, 러닝머신 위에서 30분을 버틴 것은 분명 대단한 진전임에도 불구하고, 옆 사람의 속도나 다른 이의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나의 성취는 '부족함'으로 둔갑합니다. 기준이 높아지면 아무리 노력해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으며, 이는 곧 만성적인 무력감으로 이어집니다.
둘째, 행동의 본질적인 의미가 '성장'에서 '증명'으로 변질됩니다. 본래 운동이나 학습은 자기만족과 내면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비교의 늪에 빠지면 나의 행동은 타인에게 "나도 이만큼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어 기제가 됩니다. 즐거움이 사라진 자리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압박감이 들어차고, 행동은 즐거운 몰입이 아닌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숙제가 됩니다. 숙제가 된 행동은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셋째, 완벽해야 한다는 불안으로 인한 출발 지연입니다. 이미 성공 궤도에 오른 사람들의 결과물을 보며 우리는 '나도 저 정도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해야지'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부족한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방어 본념이 작동하여 시작 자체를 미루게 되는 것입니다. 헬스장에 가기 위해 몸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역설적인 감정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비교는 우리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그럴싸한 핑계를 제공하며 우리를 제자리에 묶어둡니다.
3. 타인과의 비교를 멈추고 '과거의 나'를 유일한 척도로 삼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비교의 늪에서 빠져나와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교를 아예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주변을 의식하는 것은 본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평가의 기준'이 아닌 '정보의 참고치'로만 활용하는 지혜입니다.
저 역시 헬스장에서 한동안 의욕을 잃고 발길을 끊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왜 운동을 시작했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숨이 덜 차고 건강한 일상을 살고 싶었던 제 본래의 목적을 떠올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헬스장에서 고개를 숙이고 제 발등만 보기 시작했습니다. 옆 사람이 몇 kg을 들든, 러닝머신을 시속 몇 km로 뛰든 그것은 그들의 역사일 뿐 제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대신 저는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20분 뛰었다면 오늘은 21분, 지난달의 내가 들지 못했던 무게를 오늘 조금이나마 흔들어봤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격려했습니다. 비교의 대상을 '타인'에서 '과거의 나'로 돌리는 순간, 기적처럼 의욕이 살아났습니다. 타인과의 거리는 여전히 멀었지만, 어제의 나와의 거리는 분명히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장이란 타인을 앞지르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타인의 성취는 "저런 길도 있구나" 혹은 "나도 언젠가 저 방향으로 갈 수 있겠구나"라는 이정표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 발걸음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나의 호흡이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아 행동을 망설이고 있다면 고개를 돌려 내가 걸어온 뒤를 돌아봅시다. 내가 이미 시작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보다 앞서 있으며, 어제의 나보다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치 행동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